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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나는 비와 함께 간다, 기대는 말고 그냥 간다

/홈씨어터/활용 / 체험   -  2009/11/12 19:46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유행에 뒤쳐지는 것을 부끄러워하기 마련입니다. 영화를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도 이와 비슷한데요. 다른 사람들은 미처 보지 못한 영화를 특수한 경로(예를 들면 시사회라든지 영화제 같은)로 봤을 때 사람들은 왠지 모를 우월감을 느낍니다. 또한 다른 사람들이 이미 먼저 선점해서 봤던 영화들을 뒤늦게 보는 것(예를 들면 이미 천만 관객을 돌파한 해운대를 뒤늦게 극장가서 본다든지 하는)은 왠지 자존심 상한다고 여기기도 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특히 그런 알량한 자존심이 강해서 이미 개봉해서 화제가 됐던 영화들은 그냥 흥미 없다고 보지 않는 일이 허다합니다.그런 저의 자존심을 무너뜨릴 만큼 강렬한 매력을 지닌 영화가 아니라면 말이죠. <나는 비와 함께 간다>가 아마도 그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겠군요.

뭐가 매력 있는데?

이 영화가 뭐가 매력이 있냐고 묻는다면 두 가지를 들 수 있겠습니다. 지극히 객관적인 거 하나, 지극히 주관적인 거 하나.

지극히 객관적인 매력을 꼽자면 단연 출연진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사실 요즘은 스타가 워낙에 봇물 터지듯 터져 나오는 시대라 웬만한 스타급 배우가 아니라면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죠. 이 영화의 세 남자, 이병헌, 조쉬 하트넷, 기무라 타쿠로 역시 각자 이슈메이커로서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따로 놓게 되면 무조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 정도의 매력이 있다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한, 미, 일 세 나라의 대표 배우로 손꼽히는 남자 셋이서 합작으로 만든 영화라고 하면 그 의미는 남달라 지는 것이죠. 특히나 <지.아이.조>로 헐리우드 진출의 청신호를 보인 이병헌의 차기작이라면 더더욱 말입니다.

'나는 비와 함께 간다' 세 배우의 강렬한 영화 포스터

한편 지극히 주관적인 매력을 꼽자면 영화제목을 꼽고 싶습니다. '나는 비와 함께 간다', 이 대단히 모호하면서도 묘하게 감성적인 제목은 각도에 따라 여러 가지 다채로운 느낌을 주는데요. 작품의 주제를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영화의 제목은 사람들에게 쉽게 호기심을 유발하면서도 동시에 다양한 의미를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열어놓아야 하는데 ‘나는 비와 함께 간다’는 개개인의 고민과 삶에 대한 시선을 담고 있는 이 영화의 의미에 대해 정말로 여러 가지의 시각을 가질 수 있는데 일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뿐?

그런 부푼 기대감을 가지고 영화를 봤을 때 그 영화가 기대에 부응하기란 참으로 힘듭니다. 그러고는 관대하게도, ‘내가 기대를 너무 많이 한 탓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관객의 기대에 120% 부응해야만 하는 일종의 사명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는 그런 의미에서 조금은 부족한 점을 느끼기에 충분한데요. 영화가 작품 전반으로 삶에 던지는 물음과 그 시선들은 뭔가 정갈하지 못하고 흩어져 있는 느낌을 가집니다. 그리고 그것은 곧 실망감으로 이어지기 마련입니다.

자, 이제 네가 하고 싶은 얘기가 뭐냐?

역시 영화를 볼 때 가장 실패하지 않는 방법은 아무 기대 없이 영화를 봐라! 뭐, 이런 것이겠죠. ^^ 영화 리뷰라기보다는 저의 경험담에 가까운 이야기, <나는 비와 함께 간다> 리뷰였습니다. / XCANVAS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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