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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을 위한 동화, 벼랑위의 포뇨

/홈씨어터/활용 / 체험   -  2009/08/31 15:02

몇주째, 거의 두 달째 일본 애니메이션 벼랑위의 포뇨는 DVD 순위 상위에 랭크되어 있습니다. 지금 현재 순위는 동방신기에 이어 2위죠. 동방신기의 엄청난 팬층을 감안하면 벼랑위의 포뇨는 실질적 1위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극장에서 생각보다 썩 좋은 활약을 펼치지 못했던 포뇨가 어째서 DVD에서는 큰 인기를 끌고 있을까요? 자, 지금 이 DVD를 살까말까 망설이는 당신을 위해 제가 한 가지 조언을 해드리죠!


'I' 쇼핑몰 DVD 순위 2위에 랭크된 '벼랑위의 포뇨'

솔직히 말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름값’에 너무 후한 점수를 줍니다. 요즘 인기 아이돌 그룹 빅뱅의 G드래곤이 솔로 앨범을 내면서 발표한 ‘Heartbreaker’라는 곡이 표절시비에 휩싸였는데요. 아직 확실한 판결이 내려진 것은 아니지만 그 반응들을 보면 아무 근거도 없이 G드래곤의 이름만 가지고 그를 옹호하는 수많은 팬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껏 그는 새로운 시대의 아이콘이 될 싱어송라이터로 각광받고 있었기 때문이죠. (물론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그저 빅뱅, G드래곤의 팬이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이쪽이 더 확률이 높을수도…)

단지 위의 문제에만 국한된 얘기가 아닙니다. 아무리 별로인 영화도 유명한 감독의 작품이면 분명 무언가 숨은 뜻이 있다며, 과한 해석을 일삼는 관객들이 부지기수죠. 이런 말을 하고 있는 저 역시도 이런 문제에서 크게 벗어날 자신이 없습니다. 예를 들어 영화 ‘가족의 탄생’을 만든 김지운 감독이 다른 작품으로 다시 찾아온다면 전 그 영화가 아무리 못났더라도 분명 ‘의미있는 작품’이라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을 것 같으니까요. 그만큼 ‘이름값’에는 엄청난 후광효과가 존재합니다.

 

'벼랑위의 포뇨' 영화포스터


지브리의 최신작 ‘벼랑위의 포뇨’도 그런 작품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국내 관객들에게 엄청난 후광효과를 발휘한 작품이죠. 이 작품을 감독한 미야자키 하야오는 전세계적으로 너무나도 유명한 애니메이션 감독입니다. 그런 그가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뒤를 이어 4년만에 작품을 들고 나왔으니 그 기대감은 너무나 대단한 것이었죠. 최근 벼랑위의 포뇨는 북미에 개봉되어 박스오피스 9위에 랭크될 정도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으며 각종 평론가들은 이 작품에 저마다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는데요. 국내 관객들의 반응 역시 마찬기집니다. 너무나 아름다운 영상과 기막힌 스토리텔링, 그리고 환경에 대한 메시지가 잘 어우러진 명작중의 명작이라고 손꼽는 것이죠.

 


그런데 반대로 ‘이 작품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후퇴다.’, ‘평점에 속은 작품’, 뭐 이런 식의 혹평도 많은 게 사실입니다. 이들이 가장 먼저 꼽는 건 스토리의 부재죠. 별로 놀랄 것 없는 소재와 연관성없는 전개, 단조로운 플롯 등을 이들은 가장 먼저 꼽습니다. 도대체 왜 이렇게 평가가 갈리는 걸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애니메이션에 큰 기대를 하고 있는 분들께 전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 영화는 전적으로 어린이들을 위한 작품입니다. 저에게 이 애니메이션은 ‘그냥 그저 그런’ 작품이었습니다. 특히 스토리가 너무나 단조로워서 별 감흥이 없었죠. 물론 수작업을 거친 2D의 정석, 마치 수채화처럼 그려진 환상적인 그림체는 애니메이션으로 보여줄 수 있는 또다른 영역을 보여주었죠. 영화 속 주인공 포뇨는 너무나 귀여웠고 도대체 일본 애니메이션은 누가 더빙을 하는 것인지 언제나 목소리가 너무나 예쁠 뿐더러, 그들을 둘러싼 수채화풍의 영상은 마치 저 옛날 우리가 사랑했던 명작, 원령공주 때로 돌아간 듯한 추억까지 선사해 주었습니다. 게다가 수많은 관객들이 리뷰하는 환경에 대한 메시지, 그 심오한(?) 하야오 감독의 환경에 대한 주제의식들 또한 이 애니메이션을 설명할 수 있는 가장 큰 장점들 중 하나일 것입니다.

그러나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벼랑위의 포뇨는 사실 우리들에겐 그저 그런 작품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우리’란 더 이상 ‘어린이’로는 불릴 수 없는 연령대의 사람들을 말하죠. 이 작품은 굉장히 단순한 플롯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인면어인 포뇨가 어느날 인간인 소스케를 만나 인간을 꿈꾸고,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소스케와 진정한 사랑을 해야 한다. 뭐, 이런 식의 얘기죠. 동화인 인어공주의 구조를 그대로 답습할 뿐만 아니라 신화원형에 집중하는 하야오 감독의 특성상 이 작품에 특별한 반전이라든지, 미국발 애니메이션 특유의 위트도 기대하기 힘들죠. 그냥 단순한 이야기. 이미 모든 영화에 식스센스 이후의 강력한 반전을 기대하고 있는 우리들은 이 스토리에 정말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일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또 어떤 이들은 이 작품이 전달하고 있는 메시지가 환경의 심오한 부분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나이에 상관없는 애니메이션이라고들 합니다. 그러나 그건 동화의 수준을 너무 폄하하는 발언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에게 유명한 순수 국산 동화, 권정생 선생님의 ‘강아지똥’에는 생명의 소중함이라는 심오한 메시지가 담겨 있으며 이솝우화, 안데르손 동화 등 모든 아이들을 위한 동화 역시 사실은 심오한 주제의식이 담겨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애니메이션은 어린이들의 전유물인 것이 기본입니다. 요즘은 자꾸 어른들을 위한 동화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그리고 이에 크게 부정적인 입장은 아니지만 적어도 애니메이션만큼은 어린이들이 주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활동영역은 우리 어른들의 차지니까 적어도 환상의 세계만큼은 어린이들에게 선물해 주자는 것이죠. 미야자키 하야오는 굉장한 사람이라며 이 작품을 과해석하는 관객들도 있고 이 작품은 솔직하게 얘기해서 별로, 라고 얘기하는 관객들도 모두 우리들 성인들을 기준으로 싸울 필요가 없습니다. 전적으로 벼랑위의 포뇨는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입니다. 미야자키 하야오가 '이 애니메이션은 어린이들을 위해서 만든 작품이다.' 라고 이미 밝힌 바 있습니다. 만약 당신이 공각기동대나 업같은 애니메이션을 기대하고 있다면 아마 실망할 확률이 높을 겁니다. 그러나 당신이 5살짜리 자녀를 둔 분이라면, 그들을 보여주기 위해 사고 싶으시다면 강추합니다. 자, 오늘의 조언은 여기까집니다. 선택은 여러분의 몫이니까요.(라고 살짝 발빼는...^^) / XCANVAS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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