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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와 '후크송'의 공통점?!

/홈씨어터/활용 / 체험   -  2009/08/11 10:44

며칠 전에 샴페인이라고 하는 예능프로그램에 개그콘서트 개그우먼 4인방이 출연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들 중 왕비호의 국민요정 정경미는 자신이 예전에 미스티레인이라는 얼굴 없는 미녀가수로 활동한 적이 있었다며 고백했고 즉석에서 그 때를 추억하며 자신의 노래를 불렀죠. 미스티레인이 뭐야,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인기 없었던 곡 치고는 의외로 괜찮은 반응. 하지만 그것보다도 기억나는 것은 패널 중 한 명이 이 노래가 하이라이트 없이 그냥 쭉 가는 거냐며, 구전가요 같다고 깐족대던 모습이었습니다. 그 순간 문득 들었던 생각에 하이라이트가 없으면 뭐 어때서? 라고 괜히 불끈했던 것 같군요.


7월 한 달 최고 인기를 끌었던 '영계백숙'


하이라이트는 분명 엄청 중요한 부분일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심지어 최근에는 일명 후크송이라 불리는 노래들이 열풍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하이라이트 부분에 계속해서 사람들로 하여금 귓가에 맴도는 멜로디를 삽입시켜 인기를 끌고 있는 노래들을 말하죠. 영계백숙 워어어어~


노래뿐만 아니라 영화에서도 하이라이트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차지합니다. 극중 갈등이 절정을 이루는 하이라이트 씬을 최대한 기억에 남을 명장면으로 만들기 위해 감독들과 배우들은 노력을 아끼지 않죠. 그리고 그것이 사람들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다면 그 영화는 명장면을 메타 삼아 두고두고 회자될 작품으로 남게 될 겁니다.

 

그런데 사실 최근에는 후크송 열풍마냥 한국영화에서도 하이라이트 부분에 유독 공을 들이는 이상(?) 열풍이 번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최근에 개봉한 해운대와 국가대표인데요. 요즘엔 이 두 작품을 놓고 어떤 게 더 나은지 수많은 갑론을박이 오고 가고 있기도 합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전 국가대표의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해운대의 어설픈 메가 CG 쓰나미보다는 국가대표의 압도적인 스키점프 장면이 훨씬 인상적이기 때문이죠. 실제로 국가대표를 보신 분들의 대부분의 공통점은 후반 30분이 정말 굉장하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장면은 후크송인 영계백숙만큼이나 영화를 본 관객들의 뇌리에서 떠나질 않는데요. 영화표 영계백숙의 탄생인 셈이죠. 국가대표 워어어어~

 

'국가대표' 영화포스터


그런데 문제는 이 두 작품 모두 하이라이트 말고는 그다지 썩 맘에 드는 부분이 없다는 것입니다. 가장 걸고 넘어지고 싶은 영화는 역시 후반의 단 15분 쓰나미를 넣어 본격 최초 한국형 재난영화 블록버스터라고 홍보했던 해운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극중 배우들의 감초연기와 유머러스한 드라마, 그리고 감동이 있으며, 메가 쓰나미의 CG도 꽤 상당하다, 라는 옹호의 말들 또한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생각하기에 가장 어울리는 말은 두사부일체에서 욕을 빼고, 색즉시공에서 성()을 빼고, 대신 마지막에 쓰나미를 채운 영화라는 것이죠.


그렇다고 국가대표도 처지가 크게 다른 건 아닙니다. 내용을 아주 간략하게만 먼저 소개해드리죠(이 정도도 스포일러가 될까봐 두렵긴 하지만). 1996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스키점프 국가대표팀이 급조됩니다. 그러고는 무명 감독에 막장 사고뭉치 4명의 멤버들을 모여 평생 처음 해본다는 스키점프를 열악한 환경에서 연습하고 올림픽에 나간다는 내용이죠. 이들 하나하나가 너무 사랑스러웠는지 감독은 각자의 캐릭터를 확고히 해주기 위해 모두에게 균등하게, 하나하나 세심하게 영화의 전반부 시간을 분배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오히려 역효과가 된 것 같아서, 결국 영화의 전반부는 그냥 산만해지고 아직 채 자리도 잡지 않은 상황에서 올림픽에 출전, 하이라이트 부분으로 넘어가 버립니다. 혹시나 이것이 스키점프 선수들의 준비되지 못한 상황을 상징하기 위해 만든 장치라면 그건 정말 대단한 전략입니다마는! 저의 어설픈 상상력이겠죠

 

영화의 전반부니 후반부니, 하이라이트니 이런 얘기는 머리 아프게 왜 하느냐, 국가대표의 마지막 30분은 정말 압권이라 할 만큼 멋진 장면임에 틀림없습니다. 스키 하나에 몸 전체를 맡기고 하늘을 일()자로 날아가는 선수들의 모습은 정말 그 어떤 공포영화보다도 전율이 오싹한데다 스포츠 특유의 긴장감과 역동감이 복합적으로 우리의 아드레날린을 극대화시키죠. 단지 그 장면을 위해서 영화를 본다고 해도 충분히 이 영화는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고 감히 말할 수 있겠습니다. 전반부가 어떻든 그 장면을 보는 순간 모든 영상과 기억은 산산이 부서져버리고 재조합될테니까요. 그러나 하이라이트만 부각되고 조명되는 영화가 과연 좋은 영화일까요? 하이라이트라면 극중 인물들의 감정들과 갈등이 극에 달해 인물들은 감정이 넘치고 흐르고, 관객들은 극중 인물에 동일시되어 그들의 열정을 맹렬하게 응원하는 형태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 이 부분만큼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라서 감히 뭐라 말할 수 없군요.


우리로 하여금 감탄과 놀라움
, 그리고 멋진 볼거리의 하이라이트를 선사하는 영화와, 우리로 하여금 극중 내내 주인공과 같이 호흡할 수 있게 해주는 영화, 여러분은 어떤 영화가 더 좋으신가요? / XCANVAS BLOG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홈엔터테인먼트 / TV와 홈씨어터]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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